2011년 11월 17일
나꼼수에 등장한 도올-요즘은 생각 좀 하시는 듯. 그러나....
3여년 전에 도올을 비판하는 서적을 읽고 나서, 도올이 어딘가 방송으로 나올라 치면 객관적으로 그를 바라보려는 습성이 생겼다. 그가 말하는 것이 어떻게 전달이 되는지, 그리고 추상적이라는 그의 단어들이 정말 학제적으로 다루어지는 추상적 의미를 다루기 위한 단어들이고 그 용례가 잘 맞는지에 대해서 상식적인 기준을 가지고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나의 요즘 생각이다.
딴지의 나는 꼼수다의 25회 방송은 도올과 나는 꼼수다 4인방의 대화였다. 사실관계는 김용옥교수가 편집되어 방송되지 않은 도올 김용옥 교수의 비속어와 현실정치의 비판적 내용을 이유로 들어 방송에 적합하지 않으니 남은 분량을 방송치 않겠다는 심의가 있었다. 그래서 그는 하필이면 10월 26일 보권선거날 이전에 이런 통보를 받아, 1인 시위를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글을 쓰는 지금의 시점인 11월 17일은 도올 김용옥 선생의 방송이 다시 재개되게 되었다. 뭐 그런 의미에서 정치적인 피해자이니만큼 자리를 마련해 준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여기서 도올의 전형적인 방식이 드러난다. 김상태씨 책에서처럼 자신이 정권에 대고 비아냥 댄 다음 그에 대한 모종의 조치가 들어온다고 생각되면 여지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통해 자신은 건전한 비판이고 이에 대한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현정권에서는 모두가 그렇게 느끼니까 먹히지만, 그는 그 이전부터 그런 사람이었다. 한국의 지성, 철학을 대변하는 이라면, 꼭 그렇게 온당찮은 비판을 하고 맞고 돌아서서 울며 구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까? 자신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행동하기 전에 더 성숙하게 생각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학자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평소의 언행과 행동들이 자신이 가르치는 지식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보였다면, 내가 느끼는 불편함은 그저 빈정대는 것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그가 패턴적으로 하는 행동을 보면, 민중과 대중에 인기에 영합한 불편한 그의 버릇을, 또 민중과 대중이 지지해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게 천년의 지식인 중용과 유교의 모습인지 납득이 안 되는 일이다.
방송을 들으며 몇 가지 도올 김용옥과 그를 바라보는 다른 이들의 시각이 건전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 동안 항상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주진우기자는 연신 도올 선생의 강의가 최고였다고 극찬하던데, 내가 받은 느낌은 그저 평범할 뿐이었다.
도올은 예전에도 종종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개발 논리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그의 비판서에도 드러나있듯이 그는 새만금 사업에 대해 병적으로 싫어하는 기색을 나타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그대로였다. 일관적인 양반이다. 또한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0.0001프로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군들이 패잔병들이 계급장 달고 나와 위협하듯이 앉아서 우리에게 진실을 설명하는 태도’가 마땅치 않다고 하면서 쉽게 납득이 어렵다는 말을 계속 하였다.
어떤 부분은 동의가 될 수도 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도올은 심각하게 자기 자신의 정체성의 오류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김상태씨가 여러 번 지적했듯이, 남의 논리는 논리적으로 틀린 것에 대해 과장되게 진술하면서, 자신의 행동과 생각에 대해서는 품위있게 일치시키는 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환경문제는 환경을 그대로 둔다고 좋아지는 일이 아니다. 물론, 강 보완은 필요한 일이겠고, 지금처럼 국책사업으로 밀어붙여서 비상식적인 정책으로 진행하는 사안은 분명 비판받아야 하겠지만, 그저 자연에 칼을 댄다고 해서 펄쩍펄쩍 뛰는 논리는 맞지 않다. 만약 강과 관련되어 범람과 가뭄의 피해를 입은 사람이 그의 말을 들었다면 쉽게 납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행히 그는 방송 말미에, 현 정권이 4대강사업에 대해 옳지 않다는 설명을 정책과 실행의 측면에서 좀 더 강조해서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강바닥을 퍼내는 것 자체에 대해 비판을 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천안함 사건도 마찬가지다. 사실 천안함이 정말 어떤 공격을 받았는지 아닌지는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장성과 군부 시스템이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철저한 조사를 한 후에 발표한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왜 ‘패잔병’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국방부의 논리대로 천안함이 공격을 받은 것이라 ‘패잔병’으로 볼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군인들이 계급장을 떼고 나올 일은 아니다. 또한 설사 국민들에게 그런 불온적 태도를 보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과학적 사실과 유추관계를 통해 나온 사실을 부정할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저 불편하고 속상하다는 대중의 감정에 자신의 일갈을 통해 해소되길 바랬다면, 그것은 그런 일을 할 사람에게 맡겨야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그가 가르치는 스타일때문에 우리는 혼란스럽고, 진정한 가치는 굳이 현실로 옮길 필요가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가 가진 지성을 욕설과 비속어를 섞어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한다면 그가 가르치는 중용, 인간됨의 가치가 바로 그러한 것이라고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하고 싶은 말은 알겠다. 그러나 그가 하는 말이 결코 ‘학자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는 못하겠다. 방송도중 몇 번이나 자신이 ‘이 시대를 사는 철학가’ 로써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하지만, 철학가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섬세한 논리와 설득의 기술은 심히 부족한 사람이다. 또한 그 스스로 자신이 학계를 대표한다고 생각한다면, 보다 더 섬세하고 사려 깊은 언행을 해야 한다. 그가 학회에서 종종 학술적 논의가 되지 않고 어거지로 자신이 맞다고 주장하다 안되면 비속어를 남발한다는 개성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모양이다.
일방적으로 그를 환대하고 받아들여 주는 환경에서는 물만난 고기마냥 있는대로 떠들어대는 모양새가 방송가 이외에 좋아할 만한 환경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한편으로는, 그가 대중들이 어떠한 측면에서 정치와 사람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꽤나 유쾌하게 하는 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여느 학자 만큼이나 훌륭한 해석이다라고 하지는 못하겠다. 한국의 대표적인 석학의 깜도 안되는 박경철 같은 사람이 말하면 얼마나 논리적이고 유순하게 와닿는지, 그리고 그의 행실이 얼마나 적절한지 모르겠다. 그런데 철학의 대들보라는 사람은 노력하는 일반인보다도 부족한 면이 많다. 그것은 그 사람의 인간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천성을 논하는 것도 아니다. 직업을 통해 그가 보여주어야 할 전문성이 부족함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내가 공부를 많이 해서 존경받고 인기있는 학자가 되더라도 그처럼 스타일을 갖고 싶지는 않다.
# by | 2011/11/17 16:30 | 비판하며 생각하기 | 트랙백(1) | 덧글(3)


